인공감미료 사카린, ‘위협적인 병원균’을 잡는다?
설탕보다 300배나 더 달콤한 인공감미료 사카린이, 이제는 인류 건강의 최대 위협 중 하나인 **항생제 내성(Antimicrobial Resistance, AMR)**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영국 브루넬대학교 항균혁신센터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사카린이 **다제내성 박테리아(Multidrug-resistant bacteria)**의 생장을 억제하고 항생제의 효과를 증강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EMBO Molecular Medicine≫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매체 Phys.org가 이를 상세히 소개하며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항생제 내성이 왜 위험한가?
의료 기술의 기반을 위협하는 ‘보이지 않는 팬데믹’
항생제는 수술, 감염 치료, 치과 치료, 출산 등 현대 의학 전반에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입니다. 그러나 그 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바로 내성 세균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2019년 기준 항생제 내성 관련 직접 사망자 수: 127만 명
- 매년 관련 사망자 수: 약 500만 명 이상
- WHO 지정 ‘최우선 대응 병원균’:
-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Acinetobacter baumannii)
- 클렙시엘라균(Klebsiella pneumoniae)
이들 슈퍼박테리아는 일반적인 항생제에는 반응하지 않으며, 면역력이 약한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감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설탕 대신 쓰던 사카린이 항균 소재로?
연구의 핵심 내용은?
사카린은 100년 이상 인공감미료로 사용되어 왔지만, 박테리아에 미치는 생리학적 효과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사카린이 다음과 같은 작용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 박테리아의 DNA 복제를 방해
- 세포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감염 확산 속도를 줄임
- 세포벽 안정성 파괴
- 세균 세포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림
- 생물막 형성 억제
- 생물막은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저항하는 보호막 역할을 함
- 항생제 효과 증폭
- 사카린을 함께 사용하면 기존 항생제의 효능이 최대 2~3배까지 증가
하이드로겔 드레싱으로도 개발
브루넬대 연구팀은 사카린을 활용해 ‘항균 하이드로겔 드레싱’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이 드레싱은 현재 병원에서 많이 사용되는 은(실버) 기반 드레싱보다 더 나은 항균 효과를 보였습니다.
- 상처 감염 예방
- 패혈증 위험 감소
- 슈퍼박테리아 감염 통제 수단
이로 인해 상처 치료 및 수술 후 감염 방지 분야에서 새로운 대안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존 감미료로 알려졌던 사카린, 안전성은?
사카린에 대한 오랜 논란
사카린은 오랫동안 “인공감미료는 해롭다”는 인식을 만든 주범이기도 했습니다. 과거 일부 동물 실험에서 방광암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며, 미국 FDA가 한때 금지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연구에서 인체에 대한 위험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며, 미국·유럽·한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식품첨가물로 허용되고 있습니다.
- WHO, FAO: “일일 섭취 허용량(ADI) 내 섭취는 안전하다”
- 국내 식품첨가물공전 등재명: 사카린나트륨(Sodium Saccharin)
이처럼 사카린은 일정 용량 이하에서는 안전성 검증이 된 물질이며, 이번 항균 효능은 또 다른 활용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활용 가능성
단기적 과제
- 임상 적용을 위한 안전성 검증
- 박테리아 균종별 효능 비교 연구
- 기존 항생제와의 병용 시 부작용 여부 검토
장기적 가능성
- 의료 현장: 감염 방지 드레싱, 수술 부위 항균제 대체
- 제약 산업: 항생제 보조제 개발
- 식품 산업: 항균 기능을 갖춘 감미료 신제품 출시 가능성
마무리하며
항생제 내성은 인류 보건의 가장 심각한 위협 중 하나입니다. 이 거대한 문제에 대해 과학자들은 새로운 해결책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으며, 이번 사카린 연구는 그 가능성을 현실로 끌어올린 사례로 평가됩니다.
우리가 단순히 ‘단맛’으로만 생각해왔던 감미료가, 이제는 수술 후 감염 예방, 병원 내 감염 통제, 약물 보조제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학이 우리 일상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앞으로 사카린이 단맛을 넘어 생명을 지키는 감미료로 재탄생할 수 있을지, 더 많은 연구와 실용화 과정을 지켜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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