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러닝, 왜 지금 뜨고 있나
최근 러닝 인구가 급증하면서 평범한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달리는 '트레일 러닝'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레일 러닝(trail running)은 산길, 시골길, 숲속 오솔길 등 일반 도로가 아닌 불규칙한 지형을 달리는 운동이다. 기존의 러닝이 도심 속 아스팔트나 트랙을 달리는 것이었다면, 트레일 러닝은 자연 그대로의 길을 뛰며 심신의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복합 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에만도 수십 개의 트레일 러닝 대회가 열리고 있으며, 참가 신청은 매번 '오픈런' 수준의 인기를 끌고 있다. '2025 TNF 100 강원 위드 벡티브'에는 2300여 명이 참가했고, '블랙야크 트레일 런 제주 2025'는 접수 시작 30분 만에 마감됐다. 이는 트레일 러닝이 단순한 유행을 넘어 일상화된 러닝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신운동, 균형감각, 심혈관 건강까지 강화
트레일 러닝이 각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운동 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다양한 경사와 지형에서 달리기 때문에 평지 러닝보다 더 많은 근육이 동시에 사용된다. 특히 하체는 물론이고 상체와 코어, 팔까지 자연스럽게 단련된다.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는 도심 러닝과 달리, 트레일 러닝은 오르막과 내리막, 돌길과 흙길을 빠르게 넘나들며 균형 감각과 반사 신경을 향상시킨다.
이 과정에서 고유수용성 감각, 즉 자신의 신체 위치와 움직임을 인지하는 능력도 발달한다. 이는 일상생활의 민첩성과 운동 능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한 유산소 운동의 일종으로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심장 질환과 고혈압,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집중력 향상과 뇌 기능 증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자연 속 '그린 운동'이 주는 정신적 안정감
트레일 러닝은 단지 신체 단련에 그치지 않는다. 복잡한 도시를 벗어나 숲길과 산길을 달리면서 자연과 교감하게 되면 스트레스 해소, 우울감 완화 등 정신 건강 개선 효과도 크게 나타난다. 실제로 자연에서 20분만 있어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줄고,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트레일 러닝은 일종의 '치유 운동'으로 기능하고 있는 셈이다.
부상 예방을 위한 장비 선택,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러나 트레일 러닝은 불규칙한 지형에서의 운동이기 때문에 그만큼 부상의 위험도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부상은 발목 염좌다. 따라서 스트레칭 등 철저한 준비운동과 함께 적절한 장비 착용이 필수다.
특히 트레일 러닝화는 접지력과 내구성이 일반 러닝화보다 훨씬 중요하다. 평지용 러닝화는 아웃솔이 평평하고 미끄럽지만, 트레일 러닝화는 진흙, 바위, 나뭇가지 등에 강한 접지력을 제공하는 돌기 구조와 록플레이트(rock plate)로 충격을 완화시킨다. 발가락 보호를 위한 토캡 보강, 방수와 투습 기능이 있는 소재도 필수 조건이다. 또한 수분 공급을 위한 하이드레이션 팩, 통기성이 뛰어난 의류도 준비해야 한다.
트레일 러닝 시장, 스포츠 업계의 격전지로
트레일 러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스포츠 브랜드들도 관련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TL-1', 'TL-X', 'TL-P' 등 다양한 트레일 러닝화를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경량성과 접지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설계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다. 노스페이스는 고기능성 신발인 '벡티브 엔듀리스 4'를 통해 장시간 러닝에도 안정성과 반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블랙야크는 퍼폼 핏 솔루션이 적용된 '플로우 런 D'를, 다이나핏은 장거리 러닝에 적합한 '울트라 DNA'를 선보이며 트레일 러닝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아디다스, 나이키, 호카 등 글로벌 브랜드들도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마무리하며: 자연과 함께 달리는 삶
트레일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다. 도심을 떠나 자연 속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몸과 마음을 단련할 수 있는 이 운동은 점점 더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체력 단련, 정신 건강, 자연과의 교감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트레일 러닝. 새로운 러닝의 세계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안전한 장비와 꾸준한 연습을 바탕으로 트레일 위를 자신 있게 달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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