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는 착각
박은경(61세, 부산 개금동) 씨는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테니스와 배드민턴을 즐기던 활동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무릎 안쪽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 계단을 오르거나 평소처럼 산책을 하는 것도 점차 부담스러워졌다. 결국 집 근처 종합병원을 찾은 박씨는 의외의 진단을 받았다. 단순한 관절염이 아니라, 오다리로 인한 조기 관절염, 즉 오다리 관절염이었다.
박씨는 평소 다리가 바깥으로 휘어져 있다는 자각은 없었다. 하지만 CT 검사 결과, 무릎 중심선이 바깥으로 쏠리면서 안쪽 관절 연골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연골이 닳아 뼈끼리 마찰하는 ‘퇴행성 관절염’ 단계에 진입한 것이었다.
오다리와 무릎 관절염, 어떤 관계일까?
정상적인 다리 정렬 상태에서는 체중이 무릎의 중심을 기준으로 고르게 분산된다. 그러나 오다리, 즉 ‘하지 내반변형(Genu Varum)’이 있는 경우 다리 모양이 활처럼 바깥으로 휘게 되고, 그 결과 체중의 하중이 무릎 안쪽 관절에 집중된다.
이러한 반복적인 하중 불균형은 결국 무릎 내측 연골을 빠르게 마모시키며 관절염을 앞당긴다. 특히 여성의 경우 중년 이후 호르몬 변화로 인해 관절과 연골이 약해지기 때문에, 오다리가 있다면 관절염이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부산큰병원 김준석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자동차 타이어가 한쪽만 마모된다면 차량의 정렬 상태부터 점검해야 하듯, 무릎도 정렬을 바로잡는 게 먼저”라고 강조한다.
인공관절 대신 ‘오다리 교정술’이 먼저 고려돼야
무릎 관절염이 생기면 많은 사람이 가장 먼저 인공관절 수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인공관절은 뼈를 절제하고 금속으로 대체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연령이 높은 환자에게 권장되는 치료법이다.
반면 박씨가 선택한 치료는 **근위경골절골술(HTO, High Tibial Osteotomy)**이었다. 이는 다리 뼈의 휘어진 축을 교정해 체중 부하를 무릎 바깥쪽으로 분산시키는 수술이다. 경골(정강이뼈)의 윗부분을 절단해 벌린 뒤 금속판으로 고정하고, 필요에 따라 골이식도 시행된다.
과거에는 수술에 대한 부담이 컸지만, 최근에는 기술이 발달해 절개 범위가 작고 출혈도 적다. 수술 후 바로 다음날부터 목발을 짚고 걷기가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도 빠르다. 건강보험도 적용되며, ▲70세 이하 ▲관절염 1~3기 ▲다리 휜 각도 5도 이상 등의 조건을 만족하면 수술 대상이 될 수 있다.
오다리 교정술이 각광받는 이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HTO 수술을 받는 60대 환자 비율은 2012년 18.1%에서 2022년 36.6%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50대 환자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많은 환자가 가능한 한 자기 관절을 오래 보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술 후 1년 정도 지나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면 연골 표면이 매끄럽게 회복된 사례도 다수 보고되고 있다. 즉, 단순히 통증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관절 기능을 되살리는 치료로서도 의미가 있다.
연골 재생술과 병행하면 효과 배가
오다리 관절염 교정술과 함께 줄기세포 치료나 연골 재생술을 병행하면 더욱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 미세천공술(Microfracture): 연골 아래 뼈에 작은 구멍을 내 줄기세포 유입을 유도
- 자가골수흡입물 치료: 환자 본인의 골수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해 손상 부위에 주입
- 카티스템: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활용한 연골 치료제
이러한 치료는 관절염 초기나 중등도 변형에서 보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젊은 환자에게 특히 적합하다.
수술 후 재활, 절반의 성공을 좌우한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만 잘 받으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수술 후 재활이 수술만큼 중요하다.
- 체중 조절: 체중이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도 증가해 회복에 악영향을 준다.
- 하체 근육 강화: 허벅지 앞쪽(대퇴사두근), 엉덩이 근육, 종아리 근육 등을 꾸준히 단련해야 관절 부담이 줄어든다.
- 걷기 습관 조정: 보행 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바른 자세 유지가 필요하다.
- 금속판 제거: 대부분 수술 1년 후 금속판 제거를 통해 완전한 회복 단계로 진입한다.
김준석 병원장은 “관절염 환자에게 운동이 금기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라며, “체계적인 운동은 오히려 관절염 진행을 막고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관련 링크
젊은당뇨 급증, 2030세대 제2형 당뇨병 증가의 경고
젊은층 당뇨병 환자, 10년 새 두 배 증가제2형 당뇨병은 더 이상 중장년층만의 질환이 아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한국의 19~39세 젊은 성인층에서 제2형 당뇨
storyx2.com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청소년 건강을 위협하는 숨겨진 당류 문제
청소년 고카페인 음료 섭취 실태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고카페인 에너지음료 섭취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음료에 함유된 높은 당류 함량이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storyx2.com
퇴행성 관절염 유전과 치료법, 조기 관리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
퇴행성 관절염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국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43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환자가 238만 명에 달해, 우리나라 노인 4명 중
storyx2.com
'건강 & 상식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크림 피부암 예방 효과, 보관 장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1) | 2025.05.07 |
---|---|
홍삼 먹는법, 체질주의점 제대로 알아야 건강해집니다 (3) | 2025.05.07 |
단기간 늘어난 체중 빨리 빼는법, 황금연휴 후 2주가 중요하다 (3) | 2025.05.07 |
목주름관리, SDR 시술로 자연스러운 탄력을 되찾다 (2) | 2025.05.02 |
건강기능식품 당근거래 가능, 시범사업 연말까지 연장된다 (2) | 2025.05.02 |